올랜도 개막 5경기를 보고 농구이야기

□ 부세비치의 컨트롤 타워 역할


 - 그동안은 주로 픽앤롤, 포스트업상황에서의 피니셔 역할로 써왔는데, 올시즌에는 45도방면에서 볼을 들고 오프볼 움직임을 살피거나 핸드오프로넘겨서 공간을 만드는 플레이를 전보다 자주 하더군요. 어거스틴이나 포니에의 피지컬, 핸들링으로는 미드레인지 진입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인 것 같고,부세비치를 기존 동선보다 후퇴시켜 아군의 오프볼 움직임을 좀 더 살리고 고든의 사이즈 우위를 이용해 하이-로우 공략을 해보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 부세비치는 높이를 갖추고있어 전방이나 반대편 사이드로 패스를 연결할 때 시야를 확보하기 용이하고, 공간이 벌어지면 점퍼로 타격하거나 직접 드리블로 치고들어가 페인트존에서 유리한 국면을 만들 능력도 있습니다. 부세비치가 몇 초간 45도에서 볼을 정지시키면 상대는 부세비치의 직접타격과 나머지 선수들의 오프볼 움직임을 전부 견제해야하는 어려움이 생기고, 여기에 대응하는 부세비치의침착성, 의사결정능력이 전에비해 개선되면서 드리블 드라이브를 하지 않고도 오픈이 생기고있고 본인의 생산성,효율성도 나름대로 좋아졌죠.

 

 - 이런 흐름은 포니에의 효율성도 좋아지는 결과를 가져왔는데, 포니에는왕성한 오프볼 움직임을 기반으로 기습적인 컷인이나 빈공간 3점슛이 강점인 선수고 반면에 드리블을 길게치면서 수비수가 달라붙게되면 나쁜 의사결정이 나오는 선수죠. 원활하지 않은 공격에서는 그나마 비효율적이라도 전진이되는 포니에가 부세비치와 45도에서 픽앤롤을 반쯤 강요받게되고,이미 한두차례 공격시도가 무산되어 한정된 공간과 샷클락을 가진 포니에가 딱히 성실한 스크린을 하지도 않는 부세비치의 픽을 타고 직선방향으로돌파를 하게되면 가속을 기반으로 침투하는 포니에의 특성상 중간에 멈추기 힘든데다 수비를 떨쳐낼 드리블이나 속도는 없다보니 닫힌공간에서 턴오버, 정체를 알 수 없는 플로터, 짧게떨어지는 레이업미스들이 속출반면 이번시즌에는 부세비치가 엘보우에서 공간을 내주다보니 굳이 드리블을 하지않고 림으로 쉽게 접근하거나 무리하지않는 선까지 진출하는 것이 가능해졌죠. 즉 포니에의 드라이브 동선이 제한된것인데, 프리시즌부터 부진을 이어왔던 포니에가 슬슬 감각이 돌아오면서 동료들의 움직임을 파악할 여유가 생겼고, 포틀랜드 전에서는 지긴 했지만 포니에가 1~2드리블만 치면서 짧게짧게빼주는 패스들이 어시스트로 많이 연결되며 좋은 경기력을 보였습니다. 또 픽앤롤 지점을 45도에서 탑으로 옮겨주면서 드라이브 중간에 수비의 저항을 덜 만나게 수정한것도 위험부담을 많이 줄여주고있어요.

 

□ 포인트가드 역량 부족

 

 - 부세비치와 포니에의 생산성, 효율성이 살아난 반면 어거스틴은 이렇다할인상을 남기지 못하고있는데, 볼 운반이나 간헐적인 픽앤롤 이외에는 공격에 뭔가 관여하기가 힘들어요. 작은 체구로 인해 상대 수비와의 경합에서 튕겨지는 일이 잦고, 스피드로 치고들어가도 좁은 공간에서 뭔가를 만들어낼 선수는 못됩니다. 딱히 공을 갖고 균열을 못내다보니 단순한사이드전환 패스나 간단한 푸쉬 정도의 기본적인 역할만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죠. 포인트가드가 하프코트오펜스를 주도하지 못한다면 강력한 퍼러미터 수비를 통해 경쟁력을 보여줘야하는데, 오히려 어거스틴의 수비는 수비시스템을 붕괴시킬정도로 좋지가 못합니다. 상대의 간단한 페이크, 약간의가속, 일반적인 수준의 스크린에 완전히 나가 떨어져버리므로 협력 수비를 해야하는(주로 부세비치)동료로서는 대응하기 너무 힘들어지죠.


 - 벤치에서 나오는 제리언 그랜트도 노련한 공격수에게는 쉽게 제쳐지거나 수비 동선을 헤매는 모습은 나오지만 그래도 상식적인 수준에서 자신의 마크맨을 따라갈 정도는 가능해서 클러치타임에서도 종종 쓰일만큼 제법 중용되고있죠. 문제는제리언 그랜트는 어거스틴만큼의 하프코트 플레이메이킹을 할 역량이 안된다는거죠, 미드레인지로 진입해 호스티지드리블을 치면서 점퍼 노리기, 기습 림대쉬, 오픈3점정도는 벤치대결 수준에서는 시도할만한데, 주전간의 경쟁이되면 핸들링미숙, 약간씩 어긋나는 패스, 픽앤롤 상황에서의 좋지못한 의사결정 등으로 뭘 시켜보기 어렵습니다.


 - 지금쯤이면 공수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줬어야 할 엘프리드 페이튼이 망한게 팀으로서는 너무 뼈아프죠. 어거스틴이나 그랜트는 퍼포먼스의 질을 논하기엔 애초에 주전급 기량이 아닌 선수들이고, 시즌 중이든 끝나고서든 포인트가드 대체자는 영입이 반드시 필요할겁니다.

 

□ 벤치타임 운용

 

 - 어거스틴이 앞선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정말 잦고, 포니에는 2,3번 커버가 모두 가능한 윙 자원이긴 하지만 2번에서는 스피드와 민첩성, 3번에서는 높이와 파워에서 밀리는데다가 퍼스트 스텝을 자주 빼앗기는 수비수거기에 부세비치는 기동성이 떨어지고 간격조절이 잘 안됩니다. 클리포드감독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벤치에서 나오는 그랜트, 로스, 시먼스, 밤바에 주전인 고든을 더해서 수비적인 로테이션을 자주 실험해보고 있습니다.


 - 마이애미전은 공수에서 총체적 난조를 보인 주전들의 경기력을 온전히 벤치멤버들의 수비력으로 이겨낸 경기였고, 다른 경기들에서도 벤치타임에 대량실점을 하는 경우는 잘 나오지 않았어요.


 - 테렌스 로스가 수비 집중력이 좋은데, 발로 마크맨을 잘 따라다녀주고팔을 적재적소에 휘휘 저어주면서 상대의 턴오버를 유발하는 것이 제법 쏠쏠합니다. 꽤나 좋은 수비수가된 듯 보이고(지난시즌에도 초반 팀의 분위기가 좋았던데는 로스의 수비가 많은 도움이 되었죠)…그랜트, 시먼스도 벤치수준에서는 압박을 해줄 수 있고 밤바는 아직미숙하긴하지만 골밑에서의 억지력은 당장도 훌륭하죠.

 

 - 문제는 벤치멤버로는 공격이 도대체가 안된다는 것인데, 고든의 공격력은안정적이지 않고 시먼스의 개인공격은 잘 안통하면서 플랜에서 배제된 가운데 로스의 슈팅력을 믿는 세팅으로 가닥을 잡은 듯 합니다. 어차피 정제된 공격은 나오기 힘든 구성이므로 Point 시리즈를 통한 오프스크린 캐치앤슛이나 간단한 픽앤롤을 한 뒤 풀업점퍼를 시도하는 심플한 공격이 차라리 효과적일 듯 합니다.다만 이 로테이션을 계속 돌린다면 고든이 공격력에서 한번 더 성장을 해줘야겠죠.

 

□ 고든, 아이작, 밤바

 

 - 마이애미를 상대로 이길 수 있었던건 벤치 수비력 뿐만 아니라 고든의 점퍼감이 터졌다는것이 컸죠. 그렇지만 고든의 점퍼는 아직 안정적인 옵션으로 쓸만한 단계는 아닌 듯 합니다.터지는날에는 오픈은 거의 빗나갈 것 같지 않고 수비수를 달고도 척척 성공시키는데, 안되는날은 경기에 영향을 거의 못준다는 느낌일정도. 아직도 본인의 주무기라 할만한 공격 스킬이 없는 것 같아요.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경기력에 반영하질 못합니다. 점퍼는 기복이 있고, 드리블은 간결하지 못하죠. 대단한 플레이를 펼쳤다가도 포인트가드를 포스트업으로 밀어내지 못한다거나그날그날 어떻게 활약할지 예측이 안됩니다. 그나마 수비 이해도나 리바운드 능력이 향상된 점은 다행이라 할 수 있겠죠. 공격이안풀리는 날에도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니까요.

 

 - 아이작은 선발 라인업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오픈점퍼는 3점뿐만 아니라 3점라인 안쪽에서도 던져볼만 한 정도가 되었고, 최근에는 거기에 클로즈아웃하러 달려오는 상대 수비수를 이스케이프 드리블로 벗기는 동작이 추가되었습니다. 그 외에는 긴 팔을 이용한 공격리바운드 획득이 눈에 띄는 부분이 될것이고고무적인부분은 눈치가 좀 늘은 것 같아요. 스크린 서주고 움직이는거나 핸드오프 같은 순간적인 판단에 머뭇거림이적어졌고 상대 시야 뒤쪽에서 스크린을 걸거나 코너로 빠지거나 골밑으로 침투하는 영리함이 생겼죠. 가시적으로보이진 않아도 이런 기능성이 생기고 있다는게 좋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엘보우 키핑능력 향상, 포스트업 장착같은게 되면 바람직할 듯.


 - 수비는 지난시즌부터 당장 도움이 될만한 수준이었는데 올해도 나쁘진 않아요. 커버범위가넓다는게 만족스러운 점입니다. 골밑에 있다가도 순식간에 3점시도를막으러 간다거나 코너에 박혀있다가 상대가 반대편 사이드에서 돌파하면 휙 블락하러 온다거나하는 기동성이 좋구요. 키가워낙 크고 팔이 길다보니 세로수비도 안정감이 있습니다. 페이크에 쉽게 걸려 막 점프하는 스타일도 아니구요. 로테이션 헤매는 것은 팀 수비조직력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선 누가와도 어느정도는 헤맬만한 일이겠지만 개선해야겠죠.


 - 결국 문제는 부상인 선수일텐데, 긴 팔다리와 큰 보폭에 비해 스피드는빠르고 어떤 동작할 때 상체가 쉽게 앞으로 쏠리는 점이 불안합니다. 무릎과 발목에 무리가 많이 갈만한체형같고, 거기에 허슬플레이도 자주 하려하죠. 천천히 증량하고있다고하는데, 아직까지는 경합중에 자주 밀려 넘어지는 장면이 많아요. 장기적으로는스피드를 좀 줄이더라도 몸의 두께를 키워갔으면 좋겠습니다.


 - 밤바는 일단은 바로 로테이션급 기량이 나와주고 있습니다. 1강점은 역시나 사기적인 윙스팬. 대놓고 정면에서 도전해오는 상대 핸들러는거의 찍어내고있고 같은위치에서도 부세비치라면 플로터로 공략해볼만한 거리를 팔길이 하나만으로 견제할 수 있어요. 블락수치와는 별개로 골밑 억지력을 가질 수 있는 선수.


 - 수비적인 개념은 좀 더 갖춰야 할겁니다. 경험이 적거나 수비이해도가낮은 선수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인데, 당장 더 급한 위험지역에 수비를 가기보다 자신의 마크맨이나빈 공간을 채우러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요. 근접지역에서 상대 핸들러가 림어택을 시도하는데 자기 마크맨의골밑 자리잡기를 막으러 간다거나 스위치 상황에서 상대의 오픈 3점을 견제하지 않고 컷인을 신경쓴다거나픽앤롤 간격조절도 아직은 미숙해서 긴 팔을 써보지도 못하고 쉬운 득점을 주는 경우도 왕왕 발생. 시간이 필요할겁니다.


 - 공격에서 마음에드는 점은 점퍼가 안정적이라는건데, 성공률을 떠나서메커니즘이 좋아요. 하체를 안정시켜두고 고정된 팔 각도를 유지하며 부드럽게 쏘아올릴 줄 압니다. 밸런스 유지를 할줄 알아서 오픈3점 외에도 돌아나오면서 캐치샷을하거나 스텝이 늘면 페이더웨이같은것도 꽂아줄 잠재력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큰 키지만 슈터처럼 무릎을적극적으로 구부리면서 공을 몸 중심쪽에서 팔을 쭉 뻗어 날리는 아이작과는 다른 접근.


 - 그 외에는 큰 키를 살린 공격리바운드, 간결한 골밑마무리가 있겠는데오픈에서도 펌프 페이크를 해야 올라갈 수 있던 비욤보에 비해 캐치를 하자마자 즉시 덩크로 연결할 수 있죠. 의외로덩치에 비해 부드러운 핸들링이 있는 것 같고, 이게 잘 발현되면 파스칼 시아캄처럼 핸드오프에 더해 빅맨의드리블 푸쉬라는 추가적인 기능성을 제공할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퍼스트 캐치가 불안한 것은 시급히 보완해야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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